[기고] 우호태 시인 ‘한반도 소나타-돈키호태 유람38’
[기고] 우호태 시인 ‘한반도 소나타-돈키호태 유람38’
  • 경기도민일보
  • 승인 2020.12.22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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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병점시가에서

곧 성탄절이다. 필자는 크리스천은 아니나 나름대로 그 기쁨을 공유하곤 한다.

마치 팔월 한가위 보름달이 뜨면 환한 마음이 일듯 캐럴송을 따라 흥얼거리곤 한다. 코로나19 단계가 격상된 탓일까? 올해는 예전과 다른 분위기인 듯싶다. 성탄예배도 어려운 모양이다. 정신공동체의 한마당 축제가 어렵다니 안타깝다.

가톨릭 예수회 재단의 큰 배움터에서 공부한 탓일까? 시가 곳곳에 솟은 교회 때문일까? 주변 지인들의 신앙생활이 낯설지 않은 탓일까? 일상생활 양식이나 사용하는 언어, 음식이 지구촌화된 것은 오래전이다. 오감을 깨우는 놀이도 매체를 통해 우리 곁에 다가서있다. 토속신앙을 비롯 불교, 유교, 천도교, 천주교, 기독교, 이슬람교 등 많은 사상이 오랫동안 이 땅에 드리웠다. 무엇이 맞고 그름이 아닌 그저 서로 이해하고 수용해 공존할 뿐이다. 디지털 사회로 치달으니 또 다른 어떤 모습이 이 땅에 도래할지 그 또한 지켜볼 일이다. 

며칠 전 물러난 기관에서 현직 회원들이 모은 정성이 한 아름 배달되었다. 모임을 끌고 실무를 맡은 분들에게 우스갯소리로 “산타 할아버지가 미리 크리스마스 하니 올 겨울은 마음이 훈훈해 난방비가 덜 소요될 듯합니다”라고 인사를 건네니 “이런 일도 있어야 사는 재미도 있다”며 닫아두었던 대화를 이어간다.

“빛이 있으라 하매 빛이 생겨났다”는 구약성서 창세기 첫 장에 등장하는 구절로 시공간 움직임을 나타낸 것이라 들었다. 그 움직임 속에 예수가 태어난 날을 축하하는 기간이 성탄절이다. 샐러리맨으로 맞는 공휴일, 그 기쁨 이상의 축제일이다. 신앙인들에겐 그 은혜로움이 충만해 이웃이 밝아지니 일반인으로서도 축하할 일이다.

이즘엔 어쩐 일인지 정치ㆍ종교ㆍ출신지역에 대해서 가급적 입을 닫는 것이 불문율처럼 되었다. 아이러니하게 그런 경직된 경계를 뛰어넘는 게 종교이건만 시간이 흐를수록 담장이 높아만 가니 그 흔한 정경분리와 제정분리란 교과서에만 나열된 사어인가 싶다.

축제일인데 일반인이 소원을 빌어도 될라나 모르겠다. 필자는 멀티 생활인이다. 성인들은 네 이웃을 사랑하라 일렀고 이웃과 사이좋게 지내라 이르셨다. 덕을 쌓고 사랑을 베풀라 하셨다. 덕은 못 쌓았으나 소원을 기도하련다.

하느님! 뭐 하셔요? 혼자 어려우시면 공자님, 부처님 손잡고 어떻게 해보셔요. 우리 순진한 백성만큼 성실한 인간 있나요? 겨울이 추우면 따스한 봄에라도 꼭 이 땅에 마스크 벗고 친구들 만나게 해주셔요. 온 세상이 닫혀가요. 어여 신바람 돋우어 서민들 좀 웃게 해주셔요. 

성탄을 진심으로 축하드려요.

성탄전야에 돈키호태 올림. 
 

경기도민일보, KGD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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