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우호태 시인 ‘한반도 소나타-돈키호태 유람30’
[기고] 우호태 시인 ‘한반도 소나타-돈키호태 유람30’
  • 경기도민일보
  • 승인 2020.11.29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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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주, 단양에서

동행인(모마시지, 신방구리)

 

돈키:고대왕국 제왕들의 발길을 품은 중원, 지금의 충주(忠州)와 선인들의 눈길이 머문 단양(丹陽)을 가보려 해. 

신방구리:온달산성, 장미산성, 고구려비, 적성비, 중앙탑, 박물관, 탄금대(彈琴臺), 단양팔경… 들를 곳이 많네요?

돈키:우선 국보들을 봐야지. 고구려의 남진 위세인 고구려 중원비나 통일신라의 치세를 살필 수 있는 충주 중앙탑, 고려 말 보각국사탑 보게 될 거야. 

모마시지:중원이라면 지리상으로 중앙이란 뜻이네.

돈키:지명이야 시대별로 다르나 통일신라시기에 비롯되었다니 그렇다고 봐야지.

신방구리:왜 그렇게 백제, 고구려, 신라가 그곳을 품으려 세차게 다툼을 벌였대요?

돈키:중원비나 중앙탑 설명을 주신 해설사들께서 말씀하시드만. 충주 일대가 철이 많이 나는 지역이었고 ‘철을 지배하는 자, 세상을 지배하리라’는 말도 있다잖아.

모마시지:발견된 비문의 의미가 크겠어.

돈키:그래, 금석문이라 해서 기초사료 중 하나야. 호랑이나 곰도 영역을 표시하듯 승패의 발자국이기도 하고 나라간 경계지. 고구려 광개토대왕비를 비롯해 진흥왕순수비, 단양적성비, 최근세 유엔참전비에 이르도록 무수한 전적비가 있잖아. 흐르는 역사를 지금의 잣대로 평가하면 문제를 낳을 수 있어. 현재는 과거에서 비롯되고 지금은 미래를 낳는 거잖아. 역사(歷史)의 사(史)자도 ‘중심을 잡는’ 뜻이라네. 때론 자국의 이익을 위해 역사를 왜곡하거나 날조한 사실이 학자들에 의해 종종 밝혀지곤 해.

신방구리:누암리 고분군에 230여기를 비롯 하구암리 고분군을 포함해 1000기 이상이 조성되었다네요. 

돈키:해설사께서 설명하시데. 통일신라이니 충주지역을 중원경, 부도(副都)로 격상시켜서 사민정책에 따라 귀족들이 이주했을 거라고. 고대사에 흔히 나타나는 일이야. 조금 전에 들른 탄금대의 악성(樂聖) 우륵(于勒)도 대가야인이니 그 경우에 해당될 거야. 

모마시지:가야금 소리에 한이 녹아들었으려나. 탄금대에서 악성이 타는 현의 울림이 솔숲을 날고 강물에 어우러져 향수를 달랬을 그때를 그려보는 거야. 이곳이 참 흥미로워. 백제, 고구려, 가야, 통일신라, 고려, 조선의 발자취를 엿볼 수 있으니. 

신방구리:그뿐이겠어요. 달천과 남한강이 만나 물길 교류가 용이하니 구석기시대부터 근세에 이르도록 민초들의 생활 터였대요. 이모저모 요충지인 셈이니 임란 시에도 신립 장군을 위시한 8000군사가 배수진을 쳤겠죠. 

모마시지:박달도령과 금봉이의 러브스토리 애잔한 천등산 박달재 넘어, 단양팔경도 유람할꺼여?

돈키:그래, 팔경 가운데 사인암(舍人巖)을 들러보려고. 탄로가(歎老歌)의 저자요, 역동(易東)이라 불리는 우탁(禹卓) 선생을 비롯한 선인들 발자취가 있는 곳이야. 고려 말에 지부상소(持斧上疏)로 꼿꼿한 기개를 보인 분으로 성리학의 종조(宗祖)라 불리워. 퇴계 선생도 우탁 선생을 심사로 섬겼다고 해. 내 그 후손으로 마땅히 발치에서나마 날벼린 사인암의 그 기상을 서성이려구. 왕에게 충간하는 상소문으론 조선시대 율곡 선생 ‘만언소’와 남명 선생의 ‘단성소’도 유명하나 지부상소 기개는 조선시대 조헌, 윤지완, 최익현 문신 등에도 이어지거든.

신방구리:충주와 단양으로 발길이 깊어가네요. 지질의 나이테, 고대사 주인공의 발자국, 지성인의 기개, 남한강과 수변 절경, 8000군사의 배수진, 충주호의 너른 품… 어제와 오늘이 오버랩되네요.

돈키:단전에 볕이 돋은 단양과 흐트림 없는 뱃심 두둑한 충주지방이야. 더구나 어머니 품같이 가슴 깊은 정이 한반도에 젖줄을 이루니 중원(中原)이자 천원(泉源)인거지. 반상의 천원(天元)이랄까? 그러니 한반도를 에워싸는 4대 강국이 수(行馬)를 놓는 거겠지.

신방구리:용마(勇馬)를 탄 무림고수들이 중원을 찾아오듯 세계무술대회도 충주에서 열리고 옛적 중원의 영화를 가늠토록 택견 전수관도 있으니 가쁜 물길도 쉬어가는 물마루 충주호(忠州湖)에 멋진 쌍무지개를 상상해보죠. 

돈키:반만년 역사의 인적 빅데이터를 지구촌 곳곳에 갖춘 코리아야. ‘다섯 바다 물을 길어 먹을 갈아라, 줄기찬 맥박 속에 뻗어 가리라’라는 이곳 소재 모 대학 교가도 있드만. 5대양 6대주에 대한(大韓)의 대해(大海) 드라마가 쓰일 거야. 

호새:뛰는 백마(白馬)인 저도 충주사과 맛보고 젊잖게 천마(天馬)나 비마(飛馬)처럼 날라야 것시유.

경기도민일보, KGD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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