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우호태 시인/한반도 소나타-돈키호태 유람 27 ‘백제왕도 부여에서’
[기고]우호태 시인/한반도 소나타-돈키호태 유람 27 ‘백제왕도 부여에서’
  • 우호태 시인
  • 승인 2020.11.12 13: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고 (인물사진)

?

?

호새:이른 아침에 박찬호 야구장에서 여정을 출발하니 힘찬 투수 폼과 캐처 폼으로 하루를 열어보죠. 포토존이라 생각하고 던져보세요.

돈키:저, 간다. 휘~익~, 볼이야! 오늘은 공부 많이 한 대학 동기 성 박사가 안내할 거야.

김 기자:고대국가 백제의 왕도를 유람하니 흥미롭네요.

성 박사:순서를 바꿔 부여에 먼저 다녀오면 일정이 편할 거야. 금강 줄기 따라 부여에 이르는 큰길이라 수변풍경이 장관이야. 백제는 패망의 역사 문화라 유적, 유물이 그리 많지 않아. 정림사지엔 5층 석탑뿐이고 왕흥사는 터만 남아 있어. 다행히 무령왕릉이 발굴되어 그 옛날 백제의 융성을 살필 수 있지. ~휘릭

돈키:부여(사비)시대 절정기 왕성의 절터야. 꽤 규모가 큰 사찰인 듯해. 세계문화유산에 백제역사 유적지구로 등재되었어. 백강전투 후 탑신에 당나라 장수 소정방이 남긴 ‘대당평백제국비명’을 보면 가슴에 뭔가 들어설 거야. 어쩌면 이 텅 빈 공간도 당시를 회상하는 터야. 

김 기자:‘서동요’의 주인공 무왕이 정림사지 건립 1세기 후에 조성한 연못 ‘궁남지’도 사비시대 절정기 작품이라네요. 근데 선화공주와 썸탄 마망태는 안보이대요.

성 박사:우리나라 최초 인공 연못이라니 그만큼 축조 기술이 뛰어나다는 것이지. 이즘엔 연꽃이나 국화… 사계절 풍경이 사람들 발길을 모아. 부여(사비)는 백제가 역사 속으로 사라진 무대인 까닭에 일본 학생들이 수학여행을 오는 곳이야.

돈키:백제가 왜의 태생적인 고향이지 않을까? 백제로부터 불교나 오경박사를 통해 많은 문물이 전래되고, 특히 나당군에게 사비성이 함락되자 백제 회복을 위해 백강(백마강)전쟁에 수만의 지원군이 참전했거든. 백제와 왜의 깊은 관계를 살필 수 있는 큰 사료야.

성 박사:이곳이 패자의 모습만은 아니야. 최근 백제 역사문화 연구가 활발하고 한눈에 살필 수 있는 백제문화단지도 조성됐어. 고대 4국 가운데 동북아시아 해양 진출국 백제의 발자취가 점차 밝혀질 거야. 능산리 고분은 다음에 보고 부소산성으로 가볼까? ~휘릭

성 박사:백제가 부족연맹체에서 율령을 갖춰 나라 틀을 운영한 것이 기록으론 660년 세월이야. 한성에서 웅진(공주), 사비(부여)로 왕도가 이동한 후 패망하기까지 배운 바 있는 근초고왕을 비롯 여러 왕들의 업적이나 겸익, 오경박사 등 훌륭한 역사문화가 있었어. 그럼에도 왜소한 사료는 안타까운 일이야. 이곳 문화유산해설사께서 이야길 들려줄 거야.

해설사:백제문화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삼국사기 백제본기에 등장하는 ‘검이불누 화이불치(儉而不陋 華而不侈)’라 할 수 있습니다. 궁남지나 정림사지, 무령왕릉 등을 둘러보시면 그 의미를 헤아릴 수 있지요. 단지 빈 터에 남은 5층 석탑에는 패망의 비명이 아픔을 전할 뿐입니다.

성 박사:패망의 역사이니 낙화암 삼천궁녀도 의자왕의 무능을 돋보이도록 수사한 표현일거야.

돈키:삼천은 불교적 용어로 접근할 수도 있구, 온 ‘삼동네’라고 생활 말이 있어. 그냥 ‘많다’나 ‘여럿’으로 이해하면 될 거야. 의자왕이 흐트린 후기 치세를 들춘 걸 거야.

해설사:멀리서 왔으니 팁 드릴게요. 고란사 뒤켠에 고란초 약수를 한 모금 마시면 3년씩 젊어진다니 많이 마셔보세요.

김 기자:젊어진다니 전 국민이 마시면 우리나라 초고령사회에서 벗어나는 것 아녜요?

돈키:역시 기자답네. 그래 저기 아이들, 계룡유치원에서 왔다는데 얼마나 밝아? 궁녀들의 한 서린 넋이 부소산에 백화를 피웠나봐. 

호새:주인님, 고란약수 많이 드셨어요? 아이들과 찰칵하시던데 좀 더 마시면 친구 되잖아요. 

김 기자:뒤켠에 전시된 사진들보니 이승만 대통령도 마셨나봅디다.

돈키:호새야, 가는 세월이 멈추겠냐. 저 강물이 마르겠냐. 고란초 약수에 정신 드네. 

돈키:흐르는 저 강물에 고란사 종소리가 들릴 때면 백화정에서 바라보는 절경에 마음을 놓겠어. 들리지 않냐? 물새 우는 소리 대신 아이들 해맑게 웃는 소리, 햇살에 고운 은비늘에 그 옛날의 고혼이 위무될 거야. 삼충사(三忠祠)에 모신 성충, 흥수의 충언과 황산벌의 계백 장군의 결사대도 허망한 채, 백마강이 말없이 뒷모습을 담아 흐르는 거야. 

김 기자:왜와 백제, 신라와 당이 편이 되어 격돌한 백강(백마강)의 동북아시아 국제 해전은 깊이 다뤄야 할 것 같아요. 

돈키:강물이야 예나 지금이나 흐르나 그 백(마)강전투로 백제는 멸하고 이어 고구려도 사라졌어. 순망치한이지. 왜도 일본으로 변신하니 고대 동아시아 역사의 흐름이 확 바뀐 거야. 

성 박사:부여는 왕도라 건축 제한이 있어. 더 연구해서 고대 왕도로서 격을 갖출 거야. 

돈키:고대국가 왕도의 품격은 국격에도 힘을 얹는 거야, 세종시에도 큰 보탬이 될테구.

성 박사:점심 때니 구드래돌쌈밥 먹으러 갈까.

경기도민일보, KGD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