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공학현 대한환경문화총연맹 이사장 “봉사활동은 정신건강 보험이요, 추억의 웃음 통장이다”
[기고] 공학현 대한환경문화총연맹 이사장 “봉사활동은 정신건강 보험이요, 추억의 웃음 통장이다”
  • 공학현 대한환경문화총연맹 이사장
  • 승인 2020.11.03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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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민일보] 경자년 달력이 두 장 남았다. 

겨울의 전령 상강이 지나니 채비 단단히 하라는 듯 기온이 뚝 떨어져 서둘러 겨울옷을 몸에 걸쳐 입었다. 

봉사단체에 몸담은 지 벌써 수십여 년이 지나건만 늘 그래왔듯 연초 다짐했던 일들이 이냥저냥 흐르나 싶다. 매년 참여하는 수해복구나 환경정화, 독거노인 및 소년소녀가장 집수리…. 수원시내를 중심으로 활동하지만 때론 타 지역 멀리까지 원정 봉사활동을 벌여왔다. 회원들의 웃음을 엮어 매고 한 해 한 해 정이 이어져 그리그리 흐르는 게 연례적 모습이었다.

개인 삶에도 그러하듯 올해는 예기치 않게 코로나란 놈이 찾아와 경로당, 상가, 재래시장, 유치원, 어린이 놀이터 등의 방역 봉사활동에 꽤나 분주했던 한 해였다. 70줄에 들어선 나이니 “코로나 요놈 썩 물러가라” 야단쳐 물리치면 좋으련만 지인들의 이야기를 들으니 꽤나 만만하지 않은 모양이다.

봉사!

내 가정 건사하기도 어려운데 봉사라니? 새삼스레 되뇌이는 것은 활동에 참여 시 내게 찾아오는 감정이랄까. 말없이 순간의 고독 속에 맞는 나만의 기쁨이다. 집게로 여기저기 떨구어진 쓰레기 조각들을 집어들 때마다 내가 떨군 마음 조각들을 집어 봉투에 담을 때에 들어서는 기쁨이다. 수해로 난장이 된 뜨락과 가재도구를 치우는 일손을 도우면서는 내 삶의 흐트러지고 헝클어진 생각들이 정리되곤 한다. 올해 유난히 발길이 분주했던 방역 시에는 건강과 위생, 죽음이란 어구마저도 떠올렸다.

지난 세월 봉사활동의 시간들을 꿰어 매고이었다. 카펫 깔리듯 휘장을 두르듯 커다란 웃음보가 펼쳐진다. 함께했던 회원들의 환한 얼굴들이다. 머쓱머쓱 까불까불하며 참여하던 학생들의 얼굴들이다. 동글동글 둥글둥글 온 세상이 환한 얼굴들이다. 나만의 감정일까?

심심하지 않게 지인들이 물어온다. 왜 그리 힘든 일 하느냐고? 글쎄, 웃는 것으로 대신하지만 오늘은 꼭 내 마음을 풀어놓고 싶다. 봉사는 내 노년의 정신건강 보험이다. 첨언하면 어느 가수의 말처럼 늙어가는 게 아니라 익어가고 싶다고 말이다.

고맙고 고마운 일이다.

함께 활동한 회원들, 참여한 학생들, 관계된 행정관서와 사회단체 분들에게 감사를 드린다.

동행한 기쁨이요, 보람의 시간들이다. 봉사는 노년의 정신건강 보험이요, 추억의 웃음 통장이다. 가져보시라! 나를 정제하는 시간들을…. 

11월을 열며


 

경기도민일보, KGD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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